‘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소셜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알고리즘으로 사용자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통념을 뒤집는 책이다. 스웨덴 웁살라대 응용수학과 교수인 저자는 알고리즘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빅데이터 알고리즘이 인간을 좌지우지한다는 사고에 균열을 낸다. 소셜미디어와 AI를 향한 공포심이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로 인해 과장됐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소셜미디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두고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다”고 말한다. 알고리즘이 선별해 제공하는 정보들에 둘러싸이는 ‘필터버블’ 현상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견해에도 상당 부분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에 따르면 페이스북 사용자 11만 명의 뉴스피드를 조작해 부정적 게시물을 평소보다 많이 보여주는 실험을 했는데 연구 대상 사용자와 일반 사용자의 긍정적 단어 사용 비율 차이는 고작 0.1%에 불과했다.
저자는 AI의 인지능력이나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 사회적 상호작용을 생물과 비교했을 때 대장균 같은 박테리아 수준이라면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다. 그는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알고리즘의 영향력을 합리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 허구 시나리오에 휘둘리지 말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냉정하게 알고리즘을 살펴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