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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감독이 축구 감독이 된다.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구기라는 점 빼고는 공통점을 찾기 힘든 두 종목이다. 영어 교사가 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비슷한 상황. 코미디 드라마 ‘테드 래소’는 허황된 설정을 바탕으로 웃음을 빚어낸다.
테드 래소(제이슨 서디키스)는 미국 대학 미식축구 감독이다. 무슨 영문인지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AFC 리치먼드 감독이 된다. 래소는 축구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 영국 생활을 한 적이 없기도 하다. 래소가 선수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감독이라고 하나 이해가 되지 않는 파격 영입이다.
래소 영입 배경에는 팀을 망가트리려는 음모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새 구단주 레베카(해나 워딩험)가 배후다. 레베카는 막 이혼한 남편 루퍼트로부터 구단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복수심에 전 남편이 애지중지하던 팀을 수렁으로 밀어 넣고 싶다. 레베카의 계획을 알아서 실현해 줄 사람으로 축구 문외한인 래소만 한 이가 없다.
레베카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지나치다 싶게 낙관적이고 도전을 즐기는 래소는 낯선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다. AFC 리치먼드 팬들은 래소를 ‘재수 없는 놈(Wanker)’이라며 경멸하나 래소는 관심과 애정 어린 호칭으로 받아들인다. 래소는 선수들의 무시에도 굴하지 않는다. 소탈한 성격으로 다가가 마음을 연다.
래소는 승리에 목매지 않는다. 승리 이전에 팀의 화합과 단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타플레이어의 이기적인 플레이보다 선수끼리의 조화를 중시한다. 레베카는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두지 않는 래소의 팀 운영 방침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래소의 방식이 팀을 조금씩 강하게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한다. 한편으로는 래소의 매력에 빠져든다.
래소가 낯선 종목 감독이 되기 위해 낯선 땅에 온 이유는 따로 있다. 아내와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서다. 조금 거리를 두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래소뿐만 아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인간관계에 미숙하거나 문제가 있다. 팀의 간판 제이미(필 던스터)는 빼어난 실력을 지녔고, 거부를 이뤘으나 거만한 성격 때문에 외톨이다. 레베카 역시 마찬가지다. 돈과 권력을 지녔으나 애정 결핍에 시달린다. 드라마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나 빚어내는 웃음에다 잔잔한 감동을 곁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