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금융제재에 동참해 러시아 주요 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 국고채 거래 중단도 권고하기로 했다. 거래 중단 대상 은행은 7개로 일본이나 유럽연합(EU)보다 더 많다.
정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의 대러시아 금융제재 동참 범위, 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이날 관계부처와 미국 재무부 협의 등을 거쳐 제재 수준을 결정했다.
우선 정부는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삼은 7개 주요 러시아 은행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한다. 미국의 제재 대상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VEB(대외경제은행) △PSB(방위산업 지원 특수 은행) △VTB(2대 국영은행) △오트크리티예 △노비콤 △소보콤(경매회사) 등이다. EU와 일본은 앞서 로시야방크, VEB, PSB와의 금융거래 중단을 선언했는데, 이보다 더 광범위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거래 중단은 미국이 각 은행별로 설정해 놓은 제재 유예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시행된다. 다만 △농산물 △코로나 의료 지원 △에너지 관련 거래 등 미국에서도 예외적으로 거래를 허용한 분야는 동일한 기준으로 거래를 허용한다.
정부는 “국내 금융기관은 내부 통제절차를 준수하고, 고객에 사전 안내를 하는 등 거래 중단에 협조해 달라”며 “수출입 기업의 기존 계약에 따른 거래 등 제재 대상 은행과의 불요불급한 거래는 유예기간 중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내 공공기관, 금융기관에 2일부터 신규 발행되는 모든 러시아 국고채 거래를 중단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거래 중단 범위는 발행·유통시간을 모두 포함한다. 미국도 당초 러시아 국공채 발행시장 참여만을 제재했으나, 1일부터 유통시장 참여도 금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SWIFT 배제 조치를 지지하고, EU의 조치가 구체화 되는 즉시 이행하겠다고도 밝혔다. 금융 거래를 위한 글로벌 시스템인 SWIFT는 200여 국가 1만1,000개 은행을 연결해 빠른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여기서 배제되면 해외 금융기관과 자금을 주고받는 데 제약이 생기는 만큼 강력한 경제 제재 수단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