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올해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퇴출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연 540억원 후원 계약을 중단하기로 했다.
FIFA는 1일(한국시간) "앞으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국가대표와 클럽팀의 FIFA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UEFA과 공동으로 내린 이 조치로 앞으로 러시아 대표팀 또는 러시아 클럽팀의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됐다.
FIFA는 전날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 대표팀의 국제 대회 개최 금지와 국제 경기에서 국가, 국기, 국가 명칭 사용 금지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경기 출전 자체는 금지하지 않아 유럽 등 일부 국가들의 반발을 샀으며 하루 만에 추가 징계를 통해 러시아의 국가대표 및 클럽팀의 국제 대회 참가를 금지했다. FIFA는 "축구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에서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 징계로 러시아는 이달 24일로 예정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는 24일 폴란드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러 이길 경우 스웨덴과 체코 승자와 격돌, 올해 1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FIFA가 정치적인 이유로 회원국의 월드컵 출전을 금지한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유엔 제재를 받은 유고슬라비아 이후 이번이 28년 만이다. 이에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인종 차별 정책으로 인해 1964년과 1976년, FIFA 대회 출전이 금지된 바 있다.
올해 월드컵 예선에서 러시아와 만나거나, 상대할 가능성이 있는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이미 '러시아와 경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는 또 7월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UEFA 여자선수권에도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출전할 수 없고, UEFA의 클럽 대항전인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한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역시 대회에서 실격 처리된다.
UEFA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과 2024년까지 맺은 연 4,000만 유로(약 540억원)에 이르는 후원 계약도 중단하기로 했다.
UEFA는 이미 지난달 올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지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로 변경했다.
AP통신은 "이번 FIFA와 UEFA의 징계에 대해 러시아축구협회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선수들이 월드컵 출전을 꿈꾸며 노력해왔지만 안타깝게 됐다"는 발레리 카르핀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