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자문위원에 임명했다? 왜

입력
2022.03.01 09:00
국민의힘, 여영국 정의당 대표에게
'국힘 직능본부 자문위원' 임명장 문자 보내
정의당 "윤석열, 정의당에 직접 사과하라" 
류호정 "이준석, 여가부 강화위원회 위원" 임명

정의당이 자당 여영국 대표에게 임명장을 보낸 국민의힘에 풍자와 해학으로 맞받아쳤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정의당 선대본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성평등사회협력단' 자문위원으로 임명한다"며 "여성가족부 강화위원회에 배치할 테니,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국민의힘이 선을 씨게 넘었습니다만, 정의당은 통합의 정치로 화답한다"며 이준석 대표 이름과 심상정 당 대표 직인이 새겨진 임명장 사진도 첨부했다.

류 의원이 정의당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국민의힘과 갑작스레(?) '통합의 정치'에 나선 건 국민의힘이 먼저 여영국 정의당 대표에게 임명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정의당 여영국 당대표에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 종교단체협력단 미래약속위원회 자문위원 임명장'을 문자로 보냈다"며 윤 후보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 사진과 문자를 공개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어치구니가 없다"며 "정치의 기본적인 예의와 도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몰상식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는 정의당에 직접 사과하십시오"라며 "무분별한 임명장 남발로 시민들의 개인정보 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꾸짖었다.


"국힘 종교단체협력단에서 차별금지법 통과 노력"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류 의원은 똑같은 방식으로 국민의힘에 '카운터펀치'를 날린 것이다. 윤 후보가 집권하면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위상 강화를 꾀하는 조직에 이준석 대표를 임명한 건 '풍자'와 '해학'의 의도도 엿보인다.

류 의원은 또 "여영국 대표는 천주교 신자이며, 세례명은 프란체스코"라며 "기왕 이렇게 된 거 '종교단체협력단'에서 차별금지법 통과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은 정의당이 21대 국회가 개원한 2020년 6월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으로, 성별, 장애 유무, 나이, 출신 국가, 성적 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어떠한 차별도 받아서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의당은 다른 정당들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국민의힘은 반대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