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민사회단체 400여 곳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반전 시위를 개최한 국내 거주 우크라이나인들과 연대해 단체들은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평화적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참여연대, 전쟁없는세상 등이 참여한 가운데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국기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바탕 위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War has no winner(전쟁에 승자는 없다)' 'We Stand With Ukraine(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었다. "평화가 길이다" "전쟁에 반대한다" "푸틴은 전쟁을 중지하라"는 구호도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번갈아 외쳤다.
집회엔 우크라이나 교민과 재한 우크라이나인 등 시민 100여 명도 함께했다. 우크라이나인과 교민들은 함께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며 서로를 격려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힘내세요"라는 격려에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단체들은 러시아 정부에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했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모든 국가가 협력해 기후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을 헤쳐나가도 모자란 시기에 러시아는 전쟁을 시작했다"며 "군사행동은 대화 의지를 꺾고 또 다른 군비증강을 부를 뿐이니 협상테이블에 앉으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계산기 두드리기를 멈추고 러시아가 학살 행위를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영주 전국학생행진 활동가는 "러시아 안에서 전쟁을 멈추라는 서명에 90만 명이 서명했고 3,000여 명이 반전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됐다"며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푸틴만 모른다"고 일갈했다.
단체들은 집회를 마친 뒤 러시아 대사관에 "한국 시민사회는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시민과 연대할 것"이라는 입장의 성명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는 움직임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는 25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침공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릴레이 포스터 게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8일 오후 3시 기준 인스타그램을 통해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은 120명을 넘어섰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내용의 포스터, 국기 사진 등을 게시하고 '#나는_우크라이나를_지지합니다' 등 해시태그를 한국어·우크라이나어·영어로 달고 있다.
이 학과 학생회는 "한국외대를 시작으로 전 세계 학교에서 평화적 해결 촉구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에도 여러 가지 활동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