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7일 고(故) 변희수 육군 하사의 사망 1주기 추모행사에 함께했다. 지난해 1월 23일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강제전역 처분을 받은 변 하사는 처분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첫 변론을 앞둔 지난해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신촌에서 열린 변 하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변 하사님 1주기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됐다는 소식을 들고 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정말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 대신 국방부 장관이 와서 무릎을 꿇어야 하고, 참모총장이 와서 사과를 해야 하는 자리”라며 “사법부 판결로 (고인의) 강제전역 처분은 철회됐지만, 국방부는 아직도 사망 시점이 전역 이후라는 황당한, 사실이 아닌 근거를 갖고 순직을 인정하지 않아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대선후보들에게도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 후보 중에 변 하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대선을 앞두고 여러 선심성 예산은 날치기하듯이 밀어붙이면서 차별금지법만은 국민의힘의 동의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좀 솔직해지셨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가 야당 동의를 명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소극적인 것은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정략적 판단 때문이라는 힐난이다.
추모행사 참석은 이른바 ‘지워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행보의 연장선이다. 심 후보는 최근 장애인 시위 현장 방문, 쿠팡 밤샘 노동자 컵라면 간담회 등 다른 대선후보들이 외면하는 곳을 잇따라 찾아 진보 색채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