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27일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재등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협상 경과를 설명하는 도중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전권대리인'으로 지목한 사실을 밝히면서다. 지난달 초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으로 당 내홍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장 의원이 여전히 윤 후보의 신망을 받으면서 단일화 물밑협상을 주도해온 게 밝혀진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대해 "전권을 부여받은 양쪽의 대리인들이 만나 진지한 협상을 이어왔다"며 "전권대리라는 것은 대리인 간 회동에서 합의가 되면 그 자체가 (후보 간) 합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권대리인이 장 의원이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의원은 지난 10일부터 윤 후보를 대신해 단일화 실무협상에 나섰다. 장 의원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 내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해서 상당 부분 재량 발휘가 가능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한때 극심한 내홍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장 의원이 다시 거론되면서 국민의힘에선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내 '거간꾼'이 너무 많아서 윤 후보의 뜻이 왜곡돼 안 후보 측에 전달되는 문제가 나타나면서 소통 채널을 정리할 필요가 생겼다"며 "권성동, 장제원 의원이 전권대리인으로 거론됐고 장 의원이 최종 낙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도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장 의원의 매형이 카이스트 교수인데,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며 "(안 후보에게) 의사를 전달하기가 편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선에서 후퇴한 것으로 알려진 '윤핵관'이 선거캠프 내 중요 결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증거라며 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가) 겉으로는 윤핵관을 뒤로 놓는다고 해놓고 중요 결정은 전부 윤핵관을 통해서 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