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이 25일 공개됐다. '소년심판'은 그간 표면적으로만 다뤄졌던 소년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사회의 역할을 고민하도록 하는 10부작 드라마다. 실제 사건이 떠오르는 에피소드와 김혜수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공개 직후인 26일 국내 넷플릭스 인기 TV쇼 2위에 올랐다.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소년심판'이 지난해 '오징어 게임', '지옥', 올해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에 이어 해외에서도 K콘텐츠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소년심판'은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에 새로 부임한 판사 심은석(김혜수)의 차가운 대사로 시작한다. 살인, 가정폭력, 성매매 등 면면이 다양한 사건으로 법정에 서는 소년들. 정면을 바라보고 선 소년 뒤에는 이들을 보호하지 못한 가정, 그리고 사회가 있다.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김민석 작가는 4년간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청소년회복센터 관계자 등 50여 명을 인터뷰했다. 작품 속 일부 에피소드는 2015년 용인 수지구 아파트 벽돌 투척 사건, 2017년 인천 연수구 초등학생 유괴·살해 사건 등을 연상시킨다.
이목을 끌 만한 소재에 국내에서 먼저 반응이 나오고 있다. 27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소년심판'은 공개 직후인 26일 국내 TV쇼 부문 2위에 올랐다. 작품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온라인에서 "연령대로 범죄의 무게를 재는 게 과연 옳은가", "어른으로서 많이 아프고,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어른이 꼭 봐야 할 드라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소년심판'은 일단 배우들의 연기가 안정적이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김혜수는 어떤 역할을 맡든 항상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배우"라고 호평했다.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도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성민은 22년간 소년범죄에 몰두한 부장판사 강원중으로 분해 "문제는 법이 아니야. 시스템이지. 소년법의 초점은 교화야"라며 묵직한 대사를 던진다.
매회 다른 사건에 소년범으로 등장하는 신인 배우 30여 명의 열연은 극의 현실성을 더한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소년심판' 1, 2부에서 만 13세 촉법소년 백성우 역을 맡은 27세 여자 배우 이연이 주목받고 있다.
'소년심판'은 아시아권 국가인 베트남(5위), 태국(7위), 대만(10위)에서 26일 TV쇼 부문 순위에 올랐다. 27일 정오 기준 미국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 점수는 10점 만점에 8.5점이다. '오징어 게임'은 8.0점, '지우학'은 7.6점이다.
외신은 '소년심판'이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포브스는 "'심은석 캐릭터가 소년 범죄에 숨은 진실을 찾는 과정과 그가 어떻게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가 됐는지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묘사했다. 리뷰 전문 매체 디사이더는 "에피소드별로 등장하는 각각의 사건이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다만 '오징어 게임', '지옥', '지우학'처럼 곧바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소년심판'은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법정 드라마이기 때문에 판타지가 들어간 장르물보단 해외 시장에서 확산이 빠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충분히 몰입도가 있는 작품이라 매력이 서서히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