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3배 강해진 막장 '결사곡3'…이태곤 빈자리 컸다

입력
2022.02.27 10:10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 켜켜이 쌓았던 인물들의 서사를 본격적으로 풀어내면서 더 진하고 매운맛을 선사했다. 다만 새롭게 투입된 배우들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난 26일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하 '결사곡3')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인물들의 갈등과 로맨스, 묵은 감정들이 터지면서 한층 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전파를 탔다.

먼저 사피영(박주미)은 딸을 의도적으로 집에 초대해 아미(송지인)를 만나게 하려 했던 김동미(이혜숙)에게 분노했다. 김동미는 신유신(지영산)이 외출한 사이 지아(박서경)를 불렀고 아미를 내쫓을 계획을 짰지만 사피영이 이를 막았다. 사피영은 전 시모인 김동미에게 쌓였던 감정을 모두 폭발시키면서 신유신에 대한 '사심'을 알고 있었다고 소리 질렀다. 귀가한 신유신은 사피영에게 되레 화를 냈지만 아미는 사피영의 편을 들면서 "언니가 원하면 끝내겠다"고 말해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다.

부혜령(이가령)이 흑심을 품었던 서반(문성호)은 이시은(전수경)의 이혼을 알게 되자 직진하는 모습으로 로맨스 기류를 풍겼다. 이시은은 잠적한 박해륜(전노민)을 걱정하면서도 서반의 호의가 싫지 않은 듯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방송 말미 신기림(노주현) 혼령이 급작스럽게 등장했고 지아에게만 신기림이 부르는 노래가 들렸다. 또 판사현(강신효)과 송원(이민영)의 아이인 바다가 드디어 세상을 보게 됐지만 2회 예고편 말미 판문호(김응수)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암시돼 또 다른 시한폭탄이 예고됐다.

새 연출과 새 얼굴

앞서 '결사곡' 시리즈에서 활약한 성훈 이태곤과 김보연이 나란히 하차를 알렸다. 권혁종 강신효 이혜숙이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우려도 불거졌다. 시리즈물에서 새 배우가 같은 캐릭터를 맡은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결사곡'은 각 인물마다 서사가 깊게 깔려 있기 때문에 자칫 몰입도를 와해시킬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연출진은 강신효와 지영산을 위해 박주미, 이민영과의 과거 장면들을 넣으면서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연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기력은 전작의 배우들을 잊기에는 다소 미흡해 보인다. '결사곡'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빠른 전개와 흡입력이었기에 난항이 자연스럽게 예상된다. 특히 지영산은 1회부터 폭발적인 감정씬을 선보여야 했는데 박주미와의 갈등에서 큰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했다. 불륜을 저질렀지만 당당했던 캐릭터를 호소력 있게 소화했던 이태곤의 빈자리가 유독 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강신효 역시 성훈보다 존재감이 약했다. 이혜숙의 경우엔 지난 시즌보다 더 악독해진 김동미를 입으면서 그간의 내공을 증명했다.

결국 배우들의 매력이나 연기력보다는 '스토리'로 승부하게 될 모양새다. 또 중간 중간 삽입되는 자막 등은 유치함만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파격적인 전개는 충분했다. 결국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마성의 매력은 그간 '결사곡'이 거쳐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TV조선 드라마 최고 공신, 시청률은 어땠을까

2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전국 기준 6.3%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6.7%이다. 이는 지난 시즌2 최종회의 16.6%와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시즌2 1회가 4.9%로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의 흥행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당시 '결사곡2'는 전국 시청률 16.6%, 분당 최고 시청률 17.2%를 기록하며 TV조선 드라마의 최고 기록을 입증했다. '결사곡'이 이번 시즌에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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