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일본자위대 논쟁'으로 뜨겁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열린 2차 법정 TV토론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관련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가 "유사시 일본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망언을 했다"고 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조작 선동"이라고 맞섰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이재명 후보는 TV토론 다음날인 26일 본인의 명의로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제목은 '자위대 한반도진입 허용발언에 관한 특별성명'이다.
이 후보는 "일본 극우세력 주장에 동조해온 윤 후보가 유사시에는 일본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망언을 했다"며 "국민들께 일본군 한반도 재진입을 걱정하시게 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윤 후보는 정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TV토론 도중 "유사시에는 일본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을까. 문제가 된 TV토론 장면을 확인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 후보가 이 후보 말처럼 "유사시 일본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단언한 적은 없다. 윤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얘기할 때는 아니다"라고도 했었다.
민주당은 그러나 "(한미일 군사동맹을) 절대 안 하실 겁니까?"라고 심 후보에게 되묻는 등 한미일 군사동맹에 우호적 태도를 취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기에 '당장 한미일 군사동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윤 후보의 발언에서는 애써 시선을 거둔 뒤 민주당은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것이지만"이라는 윤 후보의 발언에 공세를 편 듯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가 자위대 한반도 진입을 허용했다'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는 '유사시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는 설령 한미일 동맹을 하더라도 유사시에 일본이 한반도에 들어와선 안 된다는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마치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이 가능한 것처럼 왜곡해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사실 왜곡을 통한 반일 감정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