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신규 요양병원 입원 환자에게 입원 전 3박 4일 격리를 의무화한 정부 지침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자들은 격리 기간에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없고 격리실 사용료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 점을 들어 "방역 강화에 따르는 부담을 환자에게 전가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2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최근 대한요양병원협회, 지자체 등에 공문을 보내 이달 14일부터 부스터샷 완료자를 포함한 모든 요양병원 신규 입원자는 의무적으로 3박 4일 격리와 유전자증폭(PCR)검사 2회를 받도록 했다. 오미크론 돌파감염 증가에 맞서 고령 환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11월부터 미접종자에게 적용하던 지침을 접종 완료자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를 두고 격리 기간 환자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형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요양병원 입퇴원을 반복해야 하는 암환자들의 부담이 크다. 유방암으로 2020년부터 3주마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 A씨는 "격리 기간은 입원이 안 된 상태라서 뭘 해줄 수 없다더라"며 "항암 후유증으로 땅에 발도 못 디딜 만큼 온몸이 아픈데 면역 주사, 림프 마사지 등 관리를 못 받고 누워만 있었다"고 토로했다.
격리실 사용료의 50%는 환자 자부담이란 점도 불만 요인이다. 이달 말 요양병원에 입원할 계획인 암환자 B씨는 "입원 예정 병원을 기준으로 격리실 이용 부담금을 계산해 보니 3일이면 20만 원이 넘었다"면서 "항암치료 때마다 환자가 이런 큰돈을 부담해야 하냐"고 비판했다.
중수본은 이를 감안해 요양병원 입원자가 외래진료를 받고 재입원하거나 다른 병원에서 전원할 때 지역사회(자택 등)을 거치지 않는 등의 경우엔 격리 예외를 인정했지만, 확인 방법이 마땅찮고 기준도 모호해 결국 '병원장 맘대로'라는 말이 나온다. 충남 지역 요양병원장은 "직접 물어보는 것 외엔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다른 곳에 들렀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고, 어느 선에서 격리 여부를 결정해야 할지도 명확지 않다"며 "결국 병원장 재량에 달린 것이라 우리끼리도 환자들이 혼란스럽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오미크론 확산 국면에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담을 환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방역 강화에 따른 부담을 환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는 중증 암환자 등 요양병원을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