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문제 해결"… 누리호, 6월 15일 다시 우주로

입력
2022.02.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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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2차 발사 6월 15일로 결정
100% 우리 기술로 개발해 빠른 재설계 가능
'진짜 위성' 3차 발사는 내년 초로 미뤄질 듯

지난해 10월 최종 단계에서 궤도 안착에 실패한 누리호가 절치부심 끝에 오는 6월 15일 2차 발사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2차 발사 일정을 6월 15일로 심의·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한 발사 예비일은 16~23일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향후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장마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발사일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1차 발사와 같은 '시험 비행'이다. 위성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 4개 대학에서 개발한 큐브샛(초소형위성)이 함께 실린다. 이 중 0.9m 크기 180㎏ 무게의 성능검증위성은 '본 게임'이라고 할 3차 발사 때 실제 위성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미리 검증하는 소형 위성이다. 궤도 안착에 성공하면 약 2년간 각종 우주환경 실험 수행이 가능하다. 4기의 큐브샛 역시 미세먼지 오염, 적조 감시 등 다양한 과학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비록 계획보다 한 달가량 늦춰졌지만, 2차 발사 일정은 기존 예정일(5월 13일)에서 많이 밀리지 않았다. 이는 누리호 개발 전 단계를 순수 우리 기술로 해냈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발사됐던 나로호는 일일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2차 발사는 1차 발사로부터 10개월, 3차 발사는 그로부터 2년 7개월이나 지나서야 가능했다.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차 비행 중 획득한 2,600개 이상의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해 말 원인 분석이 끝났고, 지난달엔 설계 변경을 준비했다"며 "앞으로 부품 제작과 실험, 해체와 재조립 등 남은 과정을 고려했을 때 6월 중순이면 충분히 발사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는 비행 중 4.3G(지·1G=지상에서의 중력)까지 가해지는 중력가속도를 고려하지 못한 설계를 1차 발사 최종 단계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예상보다 강한 힘에 탱크 고정부가 헐거워졌고, 이에 탱크가 주변 구조물에 충격을 주면서 3단 엔진에 공급돼야 하는 산화제가 밖으로 누설된 것이다. 충분한 산화제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3단 엔진은 조기 종료됐다.

이에 항우연은 계산된 중력가속도의 1.5배까지 버틸 수 있도록 탱크 고정부와 맨홀 뚜껑(산화제 탱크 덮개) 부분 설계를 보강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우주발사체 최상단은 탑재 위성 무게 때문에 최대한 경량화하는 편인데, 9㎏가량 늘어나도록 설계를 변경했다"며 "이 정도 무게는 누리호 탑재 성능만으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됐던 3차 발사는 2차 발사 연기의 여파로 내년 1, 2월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실릴 예정이다. 성공한다면 100% 우리 기술로 위성을 우주로 쏘아 보낼 수 있는, 세계 7번째 로켓 독자 개발국이 된다.

항우연은 현재 2차 발사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고 본부장은 "1차 발사 때 이미 많은 부분이 검증됐고, 그 문제를 개선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률은 매우 높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부담감이 큰 건 사실이지만 하나하나 빠짐없이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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