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ㅇㅋㅋ' 이준석 "안철수 조롱 아냐...우리 후보 비방해서 받아친 것"

입력
2022.02.25 12:3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민주당의 다당제 제안은 "정의당 꼬시고 싶은 것"
"호남 목표 지지율 30%...국민 놀라게 할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조롱성 글을 남겼다는 지적에 대해 "단일화 결렬 선언이 아니라 우리 후보를 비난했을 때 썼다"고 진화에 나섰다. 연일 폭로전에 나오면서 사그라드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후보의 의중이 최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2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저희 후보에게 '적폐 교대'라고 했으면 이건 싸우자는 것이고 그래서 응전한 것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안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향해 "단일화 겁나서 도망쳤다"고 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ㄹㅇㅋㅋ'는 '리얼(real·진짜)'의 초성과 'ㅋㅋ'를 합친 말로, 온라인에선 조롱성으로 "네 말이 다 맞다"는 은어로 쓰인다.

이 대표는 "제 페이스북 대원칙은 상대의 기사를 링크하고 거기에 대한 제 반응을 적는다"며 "그쪽에서 먼저 총을 쐈기 때문에 하는 거지 제가 선제공격하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이 대표의 언행이 단일화 상대인 안 후보를 자극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모든 안 후보에 대한 제 비판의 선제 요건은 항상 국민의당 측의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의 다당제 연합..."누가 집권해도 협치 필요"

이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우리 후보의 의중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자신이 당 대표로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과 협상한 건 단일화 자체가 아니라, 단일화 이후 "당대표 권한인 합당"이라는 설명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의 이유로 '제안 후 윤 후보 측에서 일주일 동안 말이 없었다'고 한 것을 두고도 "권영세 선대본부장과 제가 경쟁 방식의 단일화는 없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의중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싫다는 거냐'는 질문에 "그건 저희 당 전체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다당제 연합 정치'를 내걸고 나온 데 대해선 "정의당을 좀 꼬시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출마 포기를 하게 되면 심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의 표는 거의 100% 합쳐질 것"이라며 "말 그대로 완전한 현찰"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심 후보 측의 표를 어떻게든 흡수하려면 다당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불씨를 다시 키우는 이런 것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송 대표 제안을 '나라 장래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긍정 평가한 데 대해서는 "저랑 말씀하실 때도 '윤 후보가 당선돼도 어떤 협치의 틀은 필요한 것이다'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원론적인 말씀을 하셨는데, 따지고 보면 저희한테 하신 말씀도 된다"는 말이다.


민생 이슈로 공략한 호남...."올해 선거 변화 주역될 것"

최근 30%로 상향한 윤 후보의 호남 목표 지지율에 대해서는 "광주에서 변화가 태동하고 있다"면서 "2021년도에 젊은 세대가 정치를 바꿔놓는 주역이었다면 2022년에는 대통령 선거에서, 지방선거에서 호남이 국민을 놀라게 할 선거를 해주실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후 올린 페이스북 메시지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동학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이 대선 당일까지 광주 전남일대에서 유세한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호남의 변화가 왜 20대 남성에게만 국한돼 있다고 생각하냐"고 꼬집었다. 이어 "민생과 관련 없는 이슈로 보수를 악마화하는 것으로 선거전략을 삼던 민주당이 국민의힘에서 선거 내내 5.18에 대한 폄하나 실수가 나오지 않으니까 이제 미래를 놓고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