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지킴이' 1호 "안절부절못한 여성, 보이스피싱 직감했다"

입력
2022.02.24 16:20
경찰, 24일 피싱지킴이 1호 선정해 포상
A씨 지난달 30대 여성 보고 피해 직감해

#지난 1월 18일 오후 경기 부천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60대 여성)씨는 30대 여자 손님 B씨가 신발을 신지 않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A씨는 B씨에게 다가가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고 B씨는 “수사기관에서 범죄에 연루됐다며 현금을 마련해 기다리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보이스피싱 같아 무섭다”고 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금 수거책으로 보이는 여성 C씨가 카페에 들어왔다. A씨는 “QR코드가 이상하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시간을 끌었고, C씨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A씨의 신고와 재치로 B씨는 현금 510만원을 지킬 수 있었다.

최근 보이스피싱 관련 수법이 다양해지고 피해금액이 커지자 경찰이 ‘피싱지킴이’를 부활하기로 했다. ‘피싱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및 검거에 기여한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포상금이 주어진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빠른 대처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범인 검거에 기여한 A씨를 ‘피싱지킴이 1호’로 선정, 표창장과 신고보상금을 수여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경찰에서 “거액의 현금을 들고 있고, 문자메시지를 보는 순간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걸 직감했다”며 “피해자가 마침 여기에서 통화 해 알게 됐다. 범죄 예방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송병선 경기남부청 홍보담당관은 “보이스피싱은 스스로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나와 이웃의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 확산과 국민의 참여 계기가 필요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에 도움을 준 시민을 포상하고 피싱지킴이라는 명칭을 부여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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