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개전(開戰)을 선언했다. 돈바스 지역을 점령한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인 ‘자칭’ 도네츠크공화국과 루간스크공화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군대 출병을 지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돈바스 지역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며 “러시아를 방해하는 모든 시도는 과거에 본 적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모든 유혈 사태에 대한 책임은 우크라이나 ‘정권’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나 영토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이번 군사 작전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무기를 내려놓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안전하게 전투 지역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며 투항을 요구했다. 또 “미국과 서방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을 불허하고 러시아 안보를 보장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승인한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미국 CNN방송이 현지 특파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국경에서 40㎞ 떨어진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는 폭발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와 북동부 크라마토르스크, 중부 드네프로, 남동부 마리우풀, 자포리자 등에서도 폭발음이 잇따라 보고됐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작전 범위를 돈바스 지역에 한정했으나,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전방위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