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결정되기까지 고작 2주가량 남았지만 여전히 대선은 안갯속이다. 여론조사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박빙 상황이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협상 폭로전'으로 치닫는 등 대선 판세는 더욱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대통령이 될 사람은 여론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된다고 조언하면서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제안, 여론조사로 단일화하는 걸 받아들였어야 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단일화 결렬 등 대선 판세를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가 보기에 더 이상 단일화는 이뤄지기 어렵지 않겠느냐, 단일화는 이미 끝난 상태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단일화 불씨가 살아 있다고 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거는 (국민의힘의) 희망사항이다. 단일화라는 것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개인적인 문제"라며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오퍼(여론조사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는 '내가 이대로 가도 된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아마 제대로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단일화할 의지가 있었으면 윤 후보가 왜 안 받았겠나"며 "자기가 여론조사상 굉장히 지지도가 앞서 가고 있는데 뭐가 두려워서 그걸 받았겠나. 개인적인 생각은 알 수 없으나 본인이 아마 자신 있으니까 그걸 받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제안을 받지 않은 윤 후보가 판단을 잘못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되려고 하시는 분은 모든 것을 다 생각하고 전력을 쏟아부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여론조사상 지지도에 대한 확신 때문에 (윤 후보가) 이런 '착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지난해 처음 대선후보로 확정돼서 11월 한 달 동안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후 11월 말에서 12월 초로 넘어가면서 약간 꺾였고, 12월 말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으로 지지도가 내려갔지만, 이 대표와 손을 맞잡은 뒤 지난달 지지율을 원상 회복했다는 것.
김 전 위원장은 "그런 과정에서 윤 후보가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특히 이 대표 같은 경우에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단일화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여론의 흐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착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여론조사상 나타난 약간의 우위에 가 있는 현상 속에서 '이대로 가도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경선 과정을 통과하고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50% 대통령이 된 거니 스스로 좋은 소리만 듣고 쓴소리를 별로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데서 착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근거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간 대결을 들었다. 당시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할 것이라 예측됐지만 결국 노 후보가 판세를 뒤집고 당선되는 드라마를 썼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2002년 때 선거를 생각해보면 한번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선거 판세를 냉정한 시각으로 읽어야 하는데, 자기 의지로 다 판단할 것 같으면 착오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후보가 제시한 통합정부론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이 후보가 모든 사람, 정파와 연합해서 국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선언을 했고, 민주당도 그런 방향을 설정한 것 같다"며 "진실이라면, (국가) 장래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현실에서는 통합정부가 되지 않고서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오만성이 발동할 것 같으면 그 정부도 성공하지 못한다"며 "(이 후보가) 통합정부를 얘기했으면 꼭 실천할 수 있는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