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팔고 가방 샀다", 김나영 인생 전환점 된 '신의 한 수'

입력
2022.02.24 09:26
김나영, '제2의 노홍철'로 등장해 패션 아이콘이 되기까지

방송인 김나영이 패션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과정을 고백했다. 굳어진 예능 캐릭터로 인해 고민도 많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따랐고 그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신의 한 수' 특집으로 꾸며져 워너비 트렌드 세터가 된 김나영이 출연했다.

정체성의 혼란 겪은 김나영

이날 김나영은 데뷔 과정을 떠올리며 "대학 생활에 크게 흥미 못 느껴 휴학을 오래 했다. 압구정 로데오에서 어떤 분이 연예인 해볼 생각 없냐며 명함을 주더라. 그 다음날 바로 갔다. 엠넷 '와이드 연예뉴스' VJ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나영은 '제2의 노홍철'이라는 별칭으로 활동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재석은 "'놀러와'에서 (김나영이) 패션에 대해 조금씩 본인 느낌을 드러냈다. 그래도 나영씨가 이쪽(예능)을 놓지 않았으면 했다. 이쪽 재능이 뛰어난 분이었다"고 말했고, 김나영은 "그때 30대 초반이었다. 방송 하다 보니 '이렇게 하면 재밌겠구나' 하다 보니까 그 캐릭터로 굳어진 거다. 다음 방송에서도 계속 그걸 하고 하다 보니까 내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누구지 하는 정체성의 혼란이 왔다"고 털어놨다.

조세호는 "그때 누나가 우울해 보였다. 괜찮냐고 물으면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김나영씨가 겉으로는 엄청 밝아 보이지만 나랑 비슷한 성격 같다"고 했고 두 사람은 MBTI가 ISFP로 동일하다며 반가워했다.

파리 패션위크에 모든 걸 걸었다

김나영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건 '스타일로그'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패션의 신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제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그림을 작가님이 기획안으로 가지고 오셨다 소름이 끼쳤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파리 패션위크를 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나영은 "너무 가고 싶었던 곳이다. 그때 기회를 잡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았다. 그때 나의 모든 걸 걸었다"며 "당시 차를 팔아서 가방을 샀다. 사치스러운 걸 산 게 아니라 공장을 돌리려면 기계가 필요하 듯 나는 그때 기계들이 없었던 거다. 그 당시에는 돈이 많지 않으니까 많이 타지 않던 차를 팔고 가방을 산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 가방을 샀던 날을 잊을 수 없다. 그 가방을 떨리는 마음에 들고 와서 집에 내려놓은 순간 PD님께 연락이 왔다. '나영씨 하차해야 될 것 같다'고. 지금 이게 맞는 건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나영은 "박명수씨가 '이렇게 하다간 거지꼴을 못 면한다'고 했다. 소속사 사장님이 사무실로 불러서 따끔하게 '정신차리라'고 충고도 해주셨다"고 했다.

이후 파리 패션위크에 간 김나영은 초대를 받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혀야 하니까 최선을 다했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민망하고 어려웠다"며 당시 심경을 전한 김나영은 결국 해외 패션 매거진들의 메인을 장식하는 등 큰 화제가 됐다.

"내 인생, 지금이 전성기"

유재석은 "나영씨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나름의 애틋함이 있다. '놀러와'를 진짜 열심히 했고 갑작스럽게 끝났다. 그래서 우리끼리 애틋함이 있던 상황에 연말 시상식에서 내가 대상을 받고 나영씨가 엄청 울었다"고 말했다. 김나영은 "내가 진짜 깜깜하고 뿌연 시기를 보낼 때 옆에 있던 사람이었다. 그때 정말 어른이었던 사람이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조세호는 홍진경과 김나영을 친누나처럼 가깝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김나영은 "조세호가 매일 톡을 보낸다. 패션과 예술 뉴스를 추려서 보낸다"고 말했고, 조세호는 "기사가 나고 최근에는 조금 조심스러웠다"며 열애 중인 김나영을 언급했다. 그러자 김나영은 "(마이큐는) 그런 사람 아니다"라며 "그 기사가 나고 문자를 안 보내서 혹시 나를 좋아했나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그는 "지금 되게 행복하다. 제 인생에 따뜻한 날들이다. 전성기인 것 같다"며 "아이들도 예쁘게 잘 자라고, 저도 건강하게 일을 잘 할 수 있고. 이 날들을 좀 더 잘 즐겨야지 다짐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나영은 아이들에게 영상편지를 쓰며 눈물을 보였다.

유수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