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요 정당 후보 간 4자 대결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10명의 군소 후보들이 개성 넘치는 공약으로 유권자 시선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지도와 조직력 면에서 거대정당 후보들에 비할 수 없지만,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5급 행정고시 폐지 등의 이색 공약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 1억 원, 매주 남북정상회담 실시 등 현실과 동떨어진 공약까지 동원해 '존재감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격적 현금성 복지' 공약이다. 대권 3수에 나선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취임 즉시 18세 이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 1억 원 지급과 취임 2개월 내 매달 150만 원의 국민배당금을 평생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도 전 국민 대상 월 65만 원의 기본소득을 공약했다. 목적세인 탄소세·토지세·시민세 도입과 각종 비과세·감면 정비로 재원(연 380조 원 추산)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22일 중앙선관위 주관 비초청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연 100만 원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소심하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 이백윤 노동당 후보는 재벌 국유화를 내걸었다. 이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노동조합 공화국을 만들겠다"며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도 국유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을 해체해 국유화하고 총수 일가가 축적한 재산을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옛 통합진보당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포괄하는 '전 국민 노동법' 제정과 주 4일제 전면 실시를 약속했다.
경제부총리 출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공약 중에는 공직사회 개혁이 눈에 띈다. 5급 행정고시를 폐지하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와 공무원 수 20% 감축을 약속했다. 김민찬 한류연합당 후보는 비무장지대(DMZ)에 세계문화예술도시 건설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색 수준을 넘어 다소 황당한 공약도 있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는 "문재인 좌파독재정권이 자행한 붉은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붉은적폐청산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옥은호 새누리당 후보는 2020년 4·15 총선 부정선거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당선 즉시 감사 실시를 내걸었다. 김경재 신자유민주연합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통한 방위시스템 구축과 한일 핵무기 공동개발을 1순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경희 통일한국당 후보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남북정상회담과 남북 자유여행, 통일헌법 제정 등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