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의혹 조재연 "수원 사는 딸 없어... 검찰, 필요하면 즉시 불러 달라"

입력
2022.02.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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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자청 "소상히 밝히는 게 옳다고 결정" 
"대선 토론회에서 대법관 실명 언급 유례없어"
"김만배씨와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어" 강조

'김만배·정영학 대화 녹취록' 속에서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일축했고, 김씨가 자신의 딸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법관은 검찰에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면 "즉시 불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조 대법관은 이날 오후 2시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대법관으로서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침묵을 지키는 게 맞는지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소상히 밝히는 게 옳다고 오늘 새벽 결정했다"고 밝혔다.

본보 '현직 대법관' 보도... 정치권서 실명 밝히며 논란 커져

한국일보는 2021년 2월 4일 '정영학 녹취록'(관련기사: [단독] '정영학 녹취록' 등장하는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었다)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그분'을 언급하며 A대법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지난 18일과 22일 보도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김씨가 A대법관에게 50억 원 상당의 빌라를 제공하려 했고, A대법관 딸이 김씨 가족 명의의 수원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처럼 발언(관련기사: [단독] 김만배, 가족 명의 수원 아파트 주소 말하며 "그분 따님이 살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김씨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원 아파트에 수사관을 보내 실제 거주자들을 탐문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보도 이후 정치권에서 'A대법관은 조재연 대법관'이라며 실명을 언급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특히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만배와 일면식 없다...딸들, 수원 아닌 서울·죽전·저와 살아"

조 대법관은 이날 자신의 실명이 거론된 것을 두고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특히 "대선 공개 토론회에서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한 일은 유례가 없었다"고 이재명 후보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조 대법관은 “대선을 앞두고 (이런) 갑작스런 의혹 제기는 의문”이라며 "김씨와 단 한번 통화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김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며 "2019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으나 (김씨가 소속된 머니투데이) 다른 기자들과도 어떤 접촉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관은 딸이 수원의 김씨 소유 아파트를 제공받았다는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서도 "저나 제 가족이나, 하다못해 친인척 중에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 왔다"며 "딸 하나는 서울에서 계속 거주 중이고, 다른 딸 하나는 (경기 용인시) 죽전에서 살고 있으며,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딸들 수원 안 살았다는 증거자료 제출할 것...검찰, 불러 달라"

조 대법관은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검찰로부터 단 한번의 연락, 단 한번의 문의, 단 한번의 조사 요청도 받은 일이 없다"며 "필요하다면 즉시 저를 불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등록등본 등 필요한 자료 제출은 어느 기관에서든 요청하면 즉시 응하겠다"며 "논란을 종식시키는 데 검찰도 일정부분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신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