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방역당국에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를 찔러야 하는' 기존 검사법에 불편함을 느끼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조희연 시교육감은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검체 채취 방식은 어린 학생들이 심리적 공포감을 느끼고 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방역당국은 콧속 깊게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방식의 표준 PCR와 코 안쪽에만 면봉을 넣는 비강도말 방식의 신속항원검사를 채택하고 있다. 유·초·중·고교 학생들은 3월 새 학기부터 등교 전 1주일에 2회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신속항원검사는 표준 PCR에 비해 불편함이 훨씬 덜해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상당수는 "아이들이 코를 찌르는 검사 방식에 대한 공포가 커 신속항원검사에도 어려움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이 타액 기반 신속 PCR 검사를 제안한 것이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서울대에 의뢰한 연구 용역 결과를 보면 타액 이용 신속 PCR 검사는 민감도(감염자 중 양성을 구분하는 정도) 94.1%, 특이도 100% (비감염자 중 음성을 구분하는 정도)이며 1시간 이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조 교육감은 "신속항원검사보다 타액 기반 신속 PCR 검사 정확도가 훨씬 높고 검체 채취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역구의 유·초등학교에 대해 주 1~2회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승인 여부다. 방역당국은 타액 이용 검사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으로 허가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못 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