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똥 튄 남자 농구대표팀, 월드컵 아시아예선 불참 결정

입력
2022.02.23 15:28
월드컵 출전, 출국 직전 무산…예선 4경기 몰수패
3월 2일 재개 예정이지만…정상화될지 안개 속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농구에도 불똥이 튀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몇 차례 엔트리를 변경했던 남자 농구대표팀이 결국 출국 직전 2023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프로농구는 누적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하면서 향후 일정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올 시즌 농구 열기가 오미크론으로 한순간 식어버렸다.

23일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남자 농구대표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24일부터 열리는 2023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에 참가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표팀은 지난 18일 소집해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강화 훈련을 진행했다. 당초에는 최소 엔트리 10명만 되도 출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1일 마지막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감염 이력이 없던 새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치진은 대표팀 내 추가 감염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단의 건강 및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표팀은 22일 오후 해산했다.

A조에 편성된 한국은 필리핀과 2경기, 뉴질랜드 인도와 각 1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 불참으로 4경기를 모두 몰수패 당하게 됐다. FIBA 징계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컵 예선에도 코로나19 여파로 불참해 제재금 약 2억원과 대회 승점 2점 삭감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프로농구 내 누적 확진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KBL에 따르면 22일 17명(선수 10명, 코치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프로농구 구단의 누적 확진자는 108명(선수 83명·코치 25명)으로 늘어 세 자릿수를 돌파했다.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KBL은 선수단 합숙을 구단 자율에 맡기는 한편, 코로나19로 등록 선수 12명을 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경기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16일부터 중단된 프로농구는 내달 2일 재개될 예정이다. 다만 개별 경기에 따라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2021~22시즌 정규리그 종료 예정일도 4월 5일이지만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플레이오프(PO)는 축소 운영된다. KBL 관계자는 "각 구단이 개최 1일 전까지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키트 포함) 또는 PCR 검사 결과를 연맹에 제출해 음성 확인 후 출전한다. 결과에 따라 경기가 연기될 수 있다"며 "정규리그 일정이 추가 연기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열어뒀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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