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김치 전문업체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치공장에서 색이 변질된 썩은 무와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불량하고 비위생적 환경에서 제조된 일부 김치가 국내 판매 및 급식업체 등에 납품될 뿐만 아니라 버젓이 해외 수출까지 되고 있다. 해당 김치 전문업체는 설립된 지 30년이 넘는 연매출 500억 원 이상 올리는 기업으로, 식약처는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며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국내 김치 전문업체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의 김치공장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공익제보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여러 번 촬영한 영상에는 무와 배추 속이 검게 썩어 변질된 불량한 식재료들의 모습이 담겼다. 작업자가 칼로 자르니 곰팡이가 펴 보라색 반점을 드러낸 무와 잎을 계속 떼어내도 속까지 썩은 배추로 김치를 만든 것이다.
작업자들이 불량한 식재료에 놀라는 모습도 담겼다. 이들은 배춧잎을 떼어내며 "아이고 까서 남는 것도 없네" "아이고 더러워" "쉰내가 난다" 등 말하고, 무를 썰면서 "나는 안 먹어"라고 내뱉는다. 작업자들은 썩은 부분만 제거하고 김치를 만드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김치업체는 이곳 김치공장에서 생산된 김치를 포함해 해외에 70% 수출하고, 국내 급식업체와 종합병원·리조트에 30%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장은 비위생적 환경도 문제가 됐다. 깍두기용 무를 담아 놓은 상자에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피었고,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 있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검게 피어올랐다. 포장 직전 이물질이 있는지 김치를 통과시키는 금속 탐지기에도 군데군데 시커멓게 곰팡이가 폈다.
해당 김치업체는 직영 공장 세 곳과 자회사 소속 공장 한 곳 등 총 네 곳의 공장에서 김치를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공장은 자회사 소속 공장. 공익제보자는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고,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김치인데..."라며 "국민들이 먹는 음식인데, 내가 못 먹는데 남한테 어떻게 먹으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신고 배경을 밝혔다.
공익제보자는 지난달 이 같은 실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식약처는 이날 해당 김치공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전체 매출이 약 550억 원인데, 해당 공장은 50억 원 정도 10%가 안 된다"며 "즉시 시정 조치했고, 직영 공장 세 군데의 제품들은 원재료 보관 창고가 달라 문제가 없다"고 MBC에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