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낸 정재원과 1500m 동메달 김민석이 이번 시즌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훈련 시간 부족'을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스케이트장 개장이 미뤄지고, 훈련장이 문을 닫는 등 훈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실력을 더 키우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는 토로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곽윤기는 21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에서 이런 내용의 김민석, 정재원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곽윤기는 "올 시즌 되게 힘들게 준비했을 것 같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느냐"고 두 사람에게 물었다. 김민석은 "2020, 2021년도 국제 시합을 치르지 못하면서 시합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며 "스케이트는 많이 탈수록 선수에게 좋은데 심지어 하루에 40분밖에 안 태워줬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말도 안 된다고 하고, 공휴일이면 또 닫고 그러니까 심할 땐 일주일에 4일밖에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피스스케이팅 종목의 다른 선수들은 하루 얼마나 연습을 하느냐는 질문에 정재원, 김민석은 "하루 두 번씩, 매일매일 타고 싶을 때마다 탄다. 반면 우리나라는 '타게 해주세요'라고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재원은 "스케이트는 감각적, 기술적 스포츠라 많이 타면 탈수록 몸에 익혀지고 다루기 편해진다"며 "타다 안 타다 하거나 되게 조금 타게 해주니 빨리 타야 하다 보니 자세도 신경 못 쓰게 되는 것 같고 디테일이 떨어지고 이번에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이 수능이라면, 수능을 봐야 하는데 외국 선수들은 원래대로 공부할 수 있을 때마다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공부를 못 하게 방에 가둬놓고 책을 못 보게 하다가 수능 날이 다가오면 책을 던져주는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올림픽은 시작 전부터 전망이 밝지 못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마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적폐청산 과정에서 빙상연맹이 거의 와해됐다. 선수와 지도자들이 거의 중국으로 넘어갔다"(올림픽 결산 기자회견)고 밝혔을 정도다. 태릉스피드스케이트장은 예정대로라면 2024년에 태릉선수촌과 함께 철거될 예정이고, 평창동계올림픽 때 지어진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은 시설 운영 부담으로 폐쇄된 상태다.
김민석은 베이징 적응 훈련 첫날에도 기자단 인터뷰에서 ”훈련 시간도 보통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인데, 40분씩밖에 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스케이트장 개장도 연기되고, 훈련을 하다 훈련장이 닫힌 적도 있다"고 힘겨웠던 기억을 되짚었다.
영상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체 추월 결승을 앞둔 15일 찍었다. 김민석과 정재원이 이승훈과 함께 팀을 이룬 한국 남자 팀 추월 대표팀은 예선에서 전체 6위에 그쳐 안타깝게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세 사람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김민석은 8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정재원은 폐막식을 하루 앞둔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전날 금의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