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건국 10년 남수단의 여성들

입력
2022.02.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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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남수단의 마리아


남수단은 2011년 독립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93번째 가입국이고, 아프리카연합 막내(54번째) 회원국이다. 국가로서 가입, 비준해야 할 각종 조약 등 챙길 일이 산적한데, 수단군과 전투까지 치러야 한다.

18세기 이래 영국 식민지였던 수단은 1956년 독립했다. 하지만 홍해를 끼고 있는 북부 수단은 아랍계 무슬림 지역이고 내륙 남수단은 기독교와 토착 신앙이 뿌리내린 흑인 지역이다. 수단 남북내전은 독립 직후부터 이어진 아프리카 최장기 내전으로 꼽힌다. 유엔과 아프리카기구 등의 중재로 2005년 남수단 10개 주가 자치정부 지위를 획득했고, 2011년 1월 국민투표에서 투표율 97.6%, 찬성률 98.8%로 독립을 원했다. 그해 7월 남수단공화국이 출범했다.

하지만 송유관 등 인프라 사용권한 등을 둘러싼 이권과 국경선 영토분쟁이 오랜 감정적 앙금과 겹쳐 분쟁의 불씨가 됐다. 지난해 2월 25일에도 영연방 등이 참여한 평화협상이 진행됐다.

분쟁의 최대 피해자는 여성과 아이들이고, 임산부와 영유아는 특히 취약하다. 유니세프 집계 2000~2017년 세계 산모 사망률은, 지역별 편차는 크지만, 38%가 감소했고, 출산 10만 건당 사망자는 342명에서 211명으로 격감했다. 남수단의 경우 2014년 기준 산모 10만 명 중 789명이 숨졌다.

독립 10주년이던 2021년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엘라 배런(Ella Baron)이 한 남수단 산모가 출산을 위해 약 일주일간 겪은 실화를 작품으로 극화해 세상에 알렸다. 굶주림과 진통을 견디며 만 이틀을 걷고 우기의 거친 강을 건너 '국경없는의사회'에 찾아갔지만 제왕절개가 불가피해 더 큰 마을로 가야 했고, 또 이틀을 견뎌 헬기로 이송돼 기적적으로 출산에 성공한 이야기. 산모와 신생아 '마리아'는 친정어머니와 함께 홍수로 길마저 사라진 그 길을 걸어 되돌아갔다는, 드물지 않은, 다만 해피엔딩은 드문 이야기.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