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나 생선이 먹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드는 게 노쇠의 첫 증상이다. 고기나 생선을 먹어야 기력이 좋아지고 만성피로가 해소되며 손톱도 갈라지지 않고 머리카락도 굵어진다. 반찬으로 고기나 생선을 먹는 것은 암 발생과 관계없고 오히려 항암 치료나 다른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고기는 냄새도 싫고 먹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나이가 젊고 많고를 떠나서 대개 구부정하고 마른 사람이다. 우리 몸이 단백질을 소화하려면 에너지를 좀 써야 한다. 그래서 체력이 만성적으로 떨어지면 고기가 먹고 싶지 않게 된다. 그런 상태라면 더욱 고기나 생선을 먹어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콩이나 두부로 먹으면 안 될까? 당연히 가능하다. 모든 콩에는 단백질이 많다. 이 중에서도 대두는 잘 흡수되고, 중요한 아미노산도 풍부하다. 다만 하루 필요량을 채우려면 대두 200g이나 두부 750g 정도 먹어야 한다. 버섯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려는 사람이 있다. 물론 버섯류도 꽤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지만 버섯으로 하루 필요량을 채우려면 2㎏을 섭취해야 한다.
고기로만 채워도 될까? 먹는 양을 생각하면 고기만 먹으면 간단할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로 하루 필요한 단백질을 채우려면 매일 300g 정도(1, 2인분) 먹으면 된다. 하지만 매일 고기만 먹는 것도 질리는 일이다. 더구나 육고기에는 질 좋은 단백질만 있는 게 아니다. 혈관 질환과 암 발생과 관련 있는 동물성 지방이 들어 있다. 따라서 식물성과 동물성을 골고루 먹는 것이 질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가능한 영양 관리법이다.
그리고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은 60g 정도다. 2, 3일에 몰아서 먹거나 끼니 중 한 번에 몰아서 먹으면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단백질을 어느 정도 먹든지 간에 20~30g만 흡수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단백질을 흡수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포화지방만 몸에 많이 흡수돼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따라서 한 끼에 단백질이 20g 정도만 들어 있도록 해서 섭취하는 게 좋다. 아침에는 달걀 1개와 낫토나 두부 반찬, 점심에는 생선 한 토막, 저녁에는 육고기 한 토막처럼 배분하는 것이다. 물론 고기를 구입하는 비용이 적잖게 들 수 있다고 여길 것이다. 그런데 돼지고기 앞다리 살은 정말 저렴한 데다 지방도 적고 부드럽다.
필자의 진료실에 80대 환자 분이 찾아왔다. 이 환자는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 혹시 몸에 큰 병이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당연히 고령이기에 큰 병이 생긴 것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해야 한다.
하지만 경험상 만성적으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 생긴 증상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래서 이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오늘 날까지 숙제를 내드렸다. 매일 고기나 생선을 150g (단백질 30g), 달걀 2개, 두유나 우유 1개, 요구르트 간식 1개를 먹도록 말이다.
한 달 뒤 이 환자가 진료실에 다시 와서 이런 말을 했다. “아, 내가 국어 교사였는데 ‘심청전’을 보면 심 봉사가 잔칫날 눈을 떴어요. 지금 생각하니 잔칫집에서 고기를 먹고 눈을 뜬 것이었어요. 내가 눈을 뜬 것이 뭔 말인지 느꼈습니다.”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면 여러분도 활력의 눈을 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