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와 정부가 17일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두고 재협상에 돌입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1인당 300만 원'으로 책정했지만, 국민의힘은 최대 1,000만 원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다. 민주당은 방역지원금 지급을 위해 정부안인 300만 원부터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야당이 이에 반대할 경우 여당은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며 엄포를 놓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추경안 관련 여야정 협의를 진행했다. 핵심 쟁점은 방역지원금 규모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야당은 방역지원금 1,000만 원을 주장하면서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당장 이번 추경안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20일 후 새 정부에서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당초 14조 원 규모로 편성했던 추경안을 여야 증액 요구를 일부 수용해 '16조 원+α'로 상향 조정 의사를 밝힌 만큼, 이부터 우선 처리하자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홍 부총리는 "추경은 물가, 국채시장, 국제금융 변동성, 국가신용등급 등과 연관이 있다"며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규모가 2조 원 플러스 알파(+α) 규모"라고 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이를 통해) 방역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140만 명 정도의 취약 계층이 지원받을 수 있다"고 호응했다.
야당은 그러나 반드시 추가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예결위원장은 "야당은 좀더 두텁게 지원하자는 의견"이라며 "여야가 협의를 해도 정부를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정부에 추가 요청 자료 등을 확인한 후 다시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대선 전 방역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경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18일 예결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추경안 처리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수석은 "내일 예결위를 해보고 예결위원장이 이유 없이 사회를 보지 않으면 저희가 사회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국회법상 예결위원장이 사회권 요구를 기피할 경우, 상대당에 사회권이 이양된다. 대선 전 추경안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오는 25일까지는 여야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