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후 가볍게 맥주 1~2잔도 이런 사람에게는 치명적

입력
2022.02.17 18:46

별다른 간 질환이 없더라도 간 수치(ALT)가 높다면 샤워 후 맥주 1~2잔의 가벼운 음주만으로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곽금연ㆍ신동현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조주희ㆍ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최근 혈중 ALT가 정상인 사람과 높은 사람 간 음주 정도에 따른 사망 위험을 비교한 연구 결과다.

ALT(alanine aminotransferaseㆍ알라닌 아미노 전이 효소)는 간세포에 존재하는 효소로서 간 손상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간이 손상되면 손상된 간세포로부터 ALT가 혈류로 방출되며 혈중 농도가 상승한다. 간 손상에 의한 ALT 수치 상승은 황달 같은 간 손상의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발생하므로 혈중 ALT 검사는 간 손상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저렴하고도 쉬운 방법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에서 2009~2015년 1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가운데 기저 간 질환이 없었던 36만7,612명을 대상으로 ALT 수치 상승(남성 34 U/L, 여성 25 U/L 이상)에 따라 음주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음주량은 미국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음주 △가벼운 음주(여성 10g, 남성 20g 미만) △보통 음주(여성 10~40g, 남성 20~60g) △문제성 음주(여성 40g 이상, 남성 60g 이상)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ALT 수치가 정상인 그룹에서는 가볍게 혹은 보통 음주하는 정도는 모두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ALT 수치가 높은 그룹은 가벼운 음주자 및 보통 음주자가 비음주자 대비 각각 1.57배, 2.09배로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았다.

또 간 질환 원인 외에도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전반적인 사망률 또한 ALT 수치가 높은 그룹은 보통 음주량만 마셔도 비음주자 대비 사망 위험이 31% 정도 높았다.

곽금연 교수는 “기저 간 질환이 없더라도 ALT가 높은 사람의 경우 소량의 음주, 즉 여성의 경우 하루 소주 1잔, 남성의 경우 소주 2잔 미만의 음주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