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16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베를린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작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을 받았다. 이 영화제에서 3년 연속 수상이다. 이날 홍 감독이 받은 상은 심사위원대상으로 최고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상에 해당한다.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지난해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받은 홍 감독은 이번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만 네 번째 은곰상을 받았다. 그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받은 것은 2008년 '밤과 낮'부터 새 영화까지 여섯 차례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배우 김민희에게 은곰상인 여우주연상을 안긴 바 있다.
홍 감독의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산책을 하고,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칸영화제에 초청 받은 홍 감독의 전작 '당신 얼굴 앞에서'에 출연했던 이혜영이 소설가 준희를 연기했다. 홍 감독의 연인 김민희는 배우 길수 역을 연기했다.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오른 홍 감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고 너무 놀랐다"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대 함께 오른 김민희는 "오늘 상영에서 관객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준다는 걸 느꼈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못 하고 내려왔다"며 "감동적이었고 잊지 못할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황금곰상은 스페인 여성 감독 카를라 시몬의 '알카라스'가 차지했고, 은곰상인 감독상은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의 클레어 드니 감독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