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이어 구글도 스마트폰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개별 응용소프트웨어(앱)의 이용자 정보와 활동 추적을 제한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을 양분하는 양사 모두 이용자 정보 추적을 제한하면서 모바일 '맞춤형' 광고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구글은 16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강화시킨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앤서니 차베즈 구글 안드로이드 보안·프라이버시 부문 부사장은 "구글의 목표는 효과적이면서 개인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는 광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그들의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앱 개발자와 기업들은 모바일 시장에서 성공할 도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앱 사용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광고ID'란 식별코드로 만든 뒤, 앱 개발사에 판매해 수익을 챙겼다. 앱 개발사는 이 데이터로 이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방식이었다.
샌드박스 프라이버시 제도의 골자는 이 광고ID를 개인정보 보호가 더 강화된 새로운 식별코드로 대체하는 데 있다. 다만 새 식별코드는 최소한 2년 뒤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구글은 2년의 유예기간 동안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냅 등 관련 업체들과 협력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필요한 새 코드를 개발할 방침이다.
이번 구글의 조치로 디지털 광고업계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애플에 이어 구글마저 새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실시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광고가 사실상 어려워졌기 대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새 정책으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등의 부담이 더 가중될 전망이다. 앞서 메타는 애플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한 후 광고 수익이 100억 달러(약 12조 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