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충남 천안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세 차량에서 운전기사와 지역 선대위원장 등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가동하는 자가발전 장치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강원 지역의 안 후보 유세 차량에서도 운전기사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치료받고 있다. LED 전광판을 설치해 유세용 버스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은 선거운동을 중단했고 다른 당들은 16일 하루 동안 율동이나 로고송 등을 자제했다. 경찰 조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선거운동 첫날부터 인명 피해가 난 것을 우연한 사고로 넘길 수 없다. 유세 차량이 선거 때만 반짝 이용되다 보니 차량 개조나 관리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불법 개조 여부 등 사고 원인부터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
부산에서는 화물 트럭을 개조한 더불어민주당의 유세 차량이 지하차도에 진입하려다 천장과 부딪혀 전복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선거 열기가 과열되다 보면 안전 수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가 잇따르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안 후보의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각 당의 후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후보가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에 들어가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안전사고나 코로나 확진이 돌발 리스크로 등장한 셈이다. 양강 후보 간 접전으로 가뜩이나 민감한 상황에서 선거운동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결국 기본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치권이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만든 마당에 정작 대선 판이 안전사고 등으로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