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공급망 차질, 우크라發 경제 충격 현실로

입력
2022.02.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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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따른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현지 전운 고조에 따라 급격히 현실화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연일 0.5~1.5%(다우지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내 코스피도 사흘째 비슷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산 공급불안으로 국제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우크라이나산 수급불안에 밀과 옥수수 등 곡물가격도 급등세를 타면서 글로벌 경제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와 미국, 유럽이 직접적으로 맞선 위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다. 그 경우, 미국과 나토(NATO) 회원국이 러시아에 맞서 직간접 개입하면서 세계대전 수준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중·러 연대의 균열 등 더 넓은 지정학적 포석을 위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러시아의 안보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크라이나 상황은 조속히 안정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최악과 최선의 중간 정도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제한 침공, 유럽을 겨냥한 공격적 무력자산 배치 등의 상황이 벌어지고, 미국과 유럽이 대응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시나리오다. 그 경우,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정치·경제·군사적 제재와 러시아의 반격이 뒤엉키면서 유가 불안과 글로벌 교역위축 등 경제파장 역시 증폭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코로나19에 이어 우리 경제를 다시 한번 타격할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무력충돌 발발 시 당장 배럴당 120달러로 치솟을 국제유가는 물론, 실물과 금융 전반에 걸친 쓰나미급 충격파에 대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해 관련 기업 지원, 에너지·원자재 수급대응,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지시했지만,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전략적 대응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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