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이 구현한 첫 AI 기반 인간이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해 디자인한 의상을 선보였다.
LG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 패션위크’에서 엑사원이 구현한 AI 기반 아티스트 ‘틸다’가 박윤희 디자이너와 함께 ‘금성에서 핀 꽃’을 주제로 디자인한 의상들을 선보였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LG AI연구원에서 공개한 엑사원은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초거대 AI다.
엑사원은 국내에서 학습 능력이 가장 우수한 AI(3,000억 개 파라미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6,000억 개 말뭉치, 2억5,000만 개 이미지)를 학습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엑사원에 기반한 AI에 LG는 틸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AI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변화의 물결’ ‘인간과 AI의 연결’을 뜻하는 ‘~(물결표)’의 영어 단어인 ‘틸데’와 발음이 유사하면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틸다라고 지었다고 한다.
틸다는 ‘무엇을 그리고 싶니?’, ‘금성에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받고 사람처럼 다각도로 생각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냈고, 여기에 박 디자이너가 가진 영감을 보태 틸다의 이미지를 패턴화하는 등 활용해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진행됐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담은 컬렉션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서고 싶어하는 뉴욕 패션위크 주 무대인 ‘스프링 스튜디오’에서 발표됐다.
이번 컬렉션을 구성한 의상 200여 개는 틸다에서 창작한 3,000여 장의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LG는 전했다. 박 디자이너는 “새로운 디자인과 영감을 찾기 위해 몇 달 전부터 수십 명의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준비해야 했는데 이번에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며 “틸다만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과 인간이 가진 감정을 교감하며 영혼의 옷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LG는 “초거대 AI가 주로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소설이나 에세이, 칼럼 등 글자로 된 콘텐츠 창작을 해왔던 것을 넘어 시각 분야로 창작의 범위를 확대하고 실제로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패션과 미술에 재능을 가진 틸다는 앞으로 독자적인 친환경 패션 브랜드를 출시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계속 전달할 방침이다. 또, 고객들이 LG의 초거대 AI를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매개체 역할을 맡아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 의식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직접 소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