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잡고 기사회생한 팀 킴 "스위스전도 승산 있다"

입력
2022.02.15 04:30
라이벌 일본에 10-5 완승…5할 승률로 4강 희망
김영미 "분위기 처질 뻔했는데 반등 계기됐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라이벌 일본을 꺾고 기사회생하며 준결승 진출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임명섭 대표팀 감독은 "스위스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력으로 4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했다.

팀 킴(김은정 김경애 김초희 김선영 김영미)은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선 6차전에서 일본에 10-5로 이겼다. 3승3패가 된 한국은 5할 승률을 회복, 공동 5위로 올라서며 4강 희망을 이어갔다.

한국은 김초희 대신 김영미를 넣어 라인업을 꾸렸다.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후공으로 시작한 1엔드에서 1점밖에 따내지 못한 뒤 2엔드에서 2점을 빼앗기며 1-2로 끌려갔다.

하지만 3엔드에서 3점을 가져오며 분위기를 바꿨다. 김은정은 하우스에 일본 스톤 4개가 있는 상황에서 상대의 스톤 3개를 한 번에 제거하는 트리플 테이크아웃을 성공시키며 대량 득점으로 연결했다. 4엔드에서는 1점 스틸에 성공하며 5-2로 달아났다.

일본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후지사와의 실수가 이어졌다. 6엔드에선 후지사와의 마지막 투구가 자신의 가드를 건드리는 실수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한국으로 넘어왔다. 김은정은 침착하게 한국의 8번째 샷을 하우스로 밀어넣어 2점을 가져왔다. 한국은 7엔드에서도 1점을 스틸, 8-4로 도망갔다. 결국 한국은 9엔드에서 2점을 따내 10-5까지 격차를 벌렸고 일본은 10엔드로 가기 전 악수를 건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날 경기는 벼랑 끝에서 만난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과 일본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두 나라는 풀리그 맞대결에서 일본이 7-5로 이겼으나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 한국이 8-7로 승리했다. 최종 결과는 한국이 은메달, 일본이 동메달이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에선 한국이 일본에 2연패를 당했다.

스킵 김은정은 경기를 마친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에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에 지금보다 긴장을 더 많이하고 경기를 했었던 것 같다"고 돌아보면서 "지금은 일본과 대결한다는 생각보단 오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안 됐던 감각적인 부분들에 더 집중하면서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한일전이라는 게)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쓰이긴 했다"며 "이미 두 번을 졌었기 때문에 더 집중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세컨드 김영미는 "연달아 2패를 하면서 분위기가 약간 처질 뻔했는데 이기게 돼서 기쁘다. 오늘을 계기로 반등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15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6일 스위스, 덴마크를 연달아 상대한 뒤 17일 스웨덴과 맞대결을 펼친다. 남은 3경기에서 적어도 2승을 거둬야 준결승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임명섭 감독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4강에 올라갈 수 있다. 내일 쉬면서 스위스 등 상대 팀 분석을 선수들과 다시 한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최동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