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부터는 유·초·중·고교생은 물론, 교직원 모두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뒤 음성이 나왔을 때만 등교를 허용한다. 이에 필요한 키트는 무료로 배포한다.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서 정상등교를 이어나가려면 학교 측의 방역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엔 학부모 측에서 "주 2회는 부담스럽다"는 반발이 나온다.
교육부는 14일 "3월 새 학기부터 유·초·중·고교생과 교직원이 1주에 2회가량 등교 전 집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온 뒤 등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1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330만 명에게 학생 1명당 1주에 2개씩 5주분, 총 3,300만 개가량을 무상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상이 중·고등학생과 교직원까지 확대되면 무상 지원 대상은 692만 명으로 늘어난다.
검사 횟수는 유·초등생은 1주 2회로 정해졌다. 다만 새 학기 개학일인 3월 2일이 수요일이라 첫 주는 1회 검사로 갈음할 가능성이 높다. 중·고교생도 1주 2회하되, 교직원은 1주 1회 정도가 논의되고 있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검사 횟수, 배포할 키트 물량 등은 16일쯤 최종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키트 물량 확보에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3월치 물량은 확보해둔 상황이고, 4월 이후에도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민간과 분배를 감안, 키트 분배는 주 단위로 이뤄진다. 교육부 류혜숙 학생지원국장은 "학부모님들이 아이 키트를 사려 줄 서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학교가 방역을 다 떠맡았다'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함이다.류혜숙 국장은 "키트를 이용한 선제 검사는 원래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유·초등생을 위한 정책으로 구상했으나, 학교에서 자체 조사를 부담스러워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와 중·고등학교까지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오미크론 확산 중에도 3월 정상등교 방침은 유지하되, 학교별 자율적 방역을 권했다. 이 방침이 공개되자 '그간 방역당국이 맡았던 학교 내 확진자 역학조사와 진단을 학교가 하면 교사 업무가 가중될 것'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 응답자 1만232명 중 98.6%가 '학교 자체 방역체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교육부의 방침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일부 학부모들은 "키트의 경우 정확도도 높지 않다는데 학교에 보내기 위해 1주일에 두 번씩 코를 찔러야 하느냐"며 "정부가 또 독단적으로 정책을 펼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유·초등생의 검사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도 올라왔다.
반면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지역의 초등생 딸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에게 키트를 한 번 써봤는데, 처음엔 거부감을 나타냈지만 두 번째부터는 아무렇지 않아 했다"며 "정상 등교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 역시 "신속항원검사는 PCR처럼 비인두도말 방식이 아닌 비강 검체 채취 방식이라 어렵지 않다"며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를 찾아 "대학에도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우선 순위로 보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