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개막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3일로 열흘째를 맞은 가운데, 크고 작은 해프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악천후에 올림픽 성화가 꺼졌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부실한 선수촌 시설을 꼬집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 영상이 돌연 사라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미국 USA투데이스포츠는 이날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입구에 자리한 성화의 불꽃이 꺼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 성화에선 작은 불길조차 찾아볼 수 없다. 매체는 자사 사진 기자가 촬영한 사진들을 검토한 뒤 이날 베이징에 내린 폭설로 성화가 꺼졌다고 판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성화 상태를 문의했다. IOC는 이를 다시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질의했다.
일단 조직위는 “성화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소화(消火)설’을 일축했다. “시야에 영향을 준 것은 눈 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베이징 하늘을 뒤덮은 눈보라 탓에 촬영 과정에서 잠시 성화가 보이지 않았을 뿐, 꺼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해당 보도 이후 현지에서 촬영된 다른 사진을 보면 성화는 정상적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조직위의 해명에도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성화가 꺼진 뒤 다시 점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만일 성화가 실제 꺼졌다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원칙적으로 성화에 다시 불을 붙이려면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태양 빛으로 채화된 불꽃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헌장에도 해당 방식으로만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이 과정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USA투데이스포츠는 전했다.
선수촌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됐다가 사라지는 일도 발생했다. 핀란드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카트리 라일린페라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선수촌 천장에서 물이 새는 영상과 함께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동영상 속에는 누군가 빗자루 등으로 바닥에 가득 찬 물을 퍼내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라일린페라는 대회 관계자로부터 “해당 영상과 이미지를 지워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언급했는데, 사흘만인 이날 돌연 영상이 삭제됐다. 때문에 중국 측이 부실한 올림픽 민 낯을 숨기기 위해 영상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