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루지·스켈레톤 6개 금메달 싹쓸이한 독일... 봅슬레이 4개 종목도?

입력
2022.02.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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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최강국' 독일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루지와 스켈레톤에 걸린 금메달 6개를 모두 싹쓸이했다. 한 나라가 루지와 스켈레톤 전 종목을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의 요하네스 루트비히는 지난 6일 루지 남자 싱글에서 3분48초735로 금메달을 따며 썰매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8일 여자 싱글에선 나탈리 가이젠베르거(3분53초454)가 1위에 올라 남녀 동반 금메달을 일궜다.

10일 열린 루지 남자 2인승에선 토비아스 웬델-토비아스 아트 조가 1분56초554로 금메달, 토니 에거트-사샤베네켄 조가 은메달을 차지하며 상위권을 휩쓸었다. 11일엔 남자 싱글, 여자 싱글, 남자 2인승이 연달아 레이스를 펼치는 혼성 계주에서도 우승, 루지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는 기염을 토했다.

독일은 전통적인 썰매 강국이다. 동독 성적까지 포함해 독일은 역대 올림픽 루지에서 금메달 31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7개를 가져갔다. 전체 메달 141개의 절반 가까운 66개를 쓸어 담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루지 4개 종목 중 남자 싱글을 제외한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챙겼다. 독일은 봅슬레이에서도 금메달 13개를 따냈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의 분단 역사가 썰매 강국의 밑거름이 됐다. 독일에는 국제 규격의 슬라이딩센터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개나 있다. 모든 분야에서 동·서독이 경쟁하던 시절인 1968년 당시 서독이 쾨닉세에 인공 트랙을 건설하자 동독도 뒤이어 알텐베르크에 경기장을 지었다. 이후 서독과 동독이 경쟁적으로 트랙을 한 개씩 더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훈련할 수 있는 경기장이 많아지고, 첨단장비와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독일이 썰매 종목에 강세를 보이게 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독일은 썰매 최강국임에도 유독 스켈레톤에서만은 금메달과 거리가 멀었다. 스켈레톤은 1948년 이후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가 54년 만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부활했다. 이후 미국(금3), 영국(금3), 캐나다(금2)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이번 베이징에서 남녀 스켈레톤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썰매 강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독일의 한나 나이제는 지난 12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여자 싱글 경기에서 최종 합계 4분07초6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독일은 스켈레톤 남자 싱글에서도 크리스토퍼 그로테어가 4분01초01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로테어에 0.66초 뒤진 악셀 융크(4분01초07)는 2위에 오르며 금메달과 은메달이 모두 독일 품에 안겼다.

이로써 독일은 루지에 배정된 4개, 스켈레톤에 배정된 2개의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독일은 썰매에서 따낸 6개의 금메달을 앞세워 올림픽 종합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독일의 썰매 종목 메달 사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신설 종목인 여자 모노봅에서도 라우라 놀테가 1~2차 시기 합계 2분10초32로 3위를 차지, 14일 열릴 3~4차 시기에서 추가 메달을 노리고 있다. 14일부터 시작하는 남자 2·4인승 봅슬레이와 여자 2인승 봅슬레이에서도 독일 선수들이 우승후보 ‘0순위’에 올라있어 추가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