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구금됐던 외국 언론인·여성운동가 무사히 풀려나

입력
2022.02.12 15:51
유엔난민기구 "카불 파견된 BBC 기자·활동가 석방"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게 붙잡혀 구금됐던 외국 언론인과 여성 인권 운동가가 풀려났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아프간 수도 카불 지사에 파견됐던 외국 기자 2명과 현지인 조력자들이 전날 밤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과거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일하며 20년 가까이 아프간을 취재했던 앤드루 노스 기자도 포함됐다.

UNHCR는 “염려해 주고 지원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아프간 국민을 위해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해당 외국인은 신분증과 등록증 등 필요한 서류를 소지하지 않아서 구금됐다”며 “이제 그들의 신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아프간 여성 인권 운동가 프라와나 이브라힘켈도 풀려났다. 이브라힘켈은 다른 여성 운동가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이후 몇 주간 실종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동료들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실종설’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탈레반은 대외적으로 포용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지만, 여성의 학업과 사회 활동을 제한하고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등 공포 정치로 회귀하는 조짐이 뚜렷하다. 지난달 30일 유엔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점령한 지난해 8월 15일 이후 아프전 전 정부 관리와 군인, 국제연합군 현지인 조력자 등 100명 이상이 공격을 당해 사망했다”는 조사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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