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0.052초차 은메달. 그의 화려한 경력을 생각하면 아쉬움도 클법했다. 하지만 최민정이 밝힌 이유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으로 걸어오는 최민정의 눈은 이미 부어있었다. 미소를 지었지만 눈물이 났다. "기뻐서 많이 눈물이 나는 거에요. 지금 우는 건 기뻐서 우는 거에요." 기자들이 '아쉬운 거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최민정은 "저도 이렇게 많이 울 줄 몰랐다"고 했다. '평창에선 금메달도 많이 따지 않았느냐'는 말엔 "그때는 마냥 기뻤는데 이번에는 좀 많은 감정들이 든다. 500m 경기 때도 넘어졌고,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어떤 결과든 저에겐 다 의미 있다. 준비 과정이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았다. 최민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1,000m 결선에서 심석희와 충돌하면서 메달을 놓쳤다. 심석희의 충돌이 고의였다는 의혹과 함께 당시 자신을 비하했던 내용의 문자가 폭로되면서 정신적 고통을 받기도 했다.
최민정은 "준비하는 게 되게 힘들었는데, 그 힘든 시간들이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나온 거 같아서 기뻤던 것 같다"며 울먹였다. 4년 전 충돌과 관련된 질문에는 20여초 동안 대답을 머뭇 거리더니 "힘든 시간들도 저를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 은메달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그는 "결과는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다시 노력할 테니 계속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달라"고 전했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전 1개 종목(1,500m)과 3,000m 계주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