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1,000명 가운데 8~12명이 ‘선천성 심장 질환(congenital heart disease)’을 가지고 태어난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태아 심장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청색증(靑色症)ㆍ호흡곤란 같은 질환의 총칭이다. 선천성 심장 질환 환자 80% 이상이 5세 이전에 사망하며, 심지어 출생 직후 목숨을 잃을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유전ㆍ환경적 요인의 복합 작용으로 발생하므로 대부분 뚜렷한 원인을 알아낼 수 없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15%가 유전적 요인, 2%가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주요 위험 인자는 △임신부의 당뇨병 △페닐케톤뇨증(선천성 대사 장애 △비만 △풍진 감염 △발열 질환 △탈리도마이드이나 레티노산 같은 특정 약물 남용 등이다.
또한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1~12주 사이 부모가 음주한 경우, 선천성 심장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 질환은 좌우 심실 사이 벽에 구멍이 생기는 ‘심실 중격 결손’으로 전체 환자의 34.9%를 차지한다. 좌심실에서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흘러가야 하는 혈액이 구멍을 통해 우심실로 유입되면 이 혈액만큼 심장에서 더 내보내야 하기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좌우 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생기는 ‘심방 중격 결손’이 18.8%, 출생 직후 정상적으로 막히는 동맥관이 막히지 않고 남아 있는 ‘동맥관개존증’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주요 이상 증상은 산소를 적게 함유한 피가 온몸으로 순환하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끝, 입술, 혀, 귀 등 피부나 점막이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 그리고 폐에 혈액이 쌓여 생기는 호흡곤란이다.
정상적인 심장 소리 외에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나는 ‘심장 잡음’도 이상 증상 중 하나이지만 신생아의 심장 질환은 심장 잡음이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출생 직후 증상이 없다가 생후 며칠 또는 몇 주 내에 청색증이나 급성 신부전, 폐 울혈, 심부전, 쇼크 등을 보이면 ‘동맥관 의존형 심장 질환’일 수 있다.
특히 호흡곤란이나 청색증은 선천성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폐 질환, 패혈증, 대사 질환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기에 심장 초음파검사로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 방침이 달라지는데, 약물 복용 등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완전 교정술’이 있다. 수술이 필요하다면 조기에 시행해야 앞으로 판막 질환, 폐고혈압 등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대부분 한 번 수술로 교정되지만, 일부 복잡 심장 질환은 여러 단계의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위험도가 높거나 뇌출혈 등 동반 문제가 있으면 다음 단계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 단계 수술을 먼저 시행한다.
최근에는 신생아 수술 및 중환자 관리가 발달하면서 복잡 심장 질환을 가진 신생아에게도 완전 교정술을 시행하는 추세다.
이선향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심각한 선천성 심장 질환은 질환 종류에 따라 출생 직후 응급 검사 및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분만 전후에 전문의와 면밀히 상담해야 한다”고 했다.
심실 중격 결손, 심방 중격 결손 등 좌우 심방과 심실 사이 구멍으로 피가 빠져나가는 단순 단락 질환은 신생아에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늦게 진단되기도 한다. 따라서 선천성 심장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