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도 지난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해외 명품 수요와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하는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적극적으로 매장에 끌어들인 덕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조1,3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22억 원으로 무려 101.6%나 급증했다. 신세계는 백화점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5,173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영업이익(4,682억 원)을 뛰어넘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2% 증가한 2조1,032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도 53.5% 늘어난 3,048억 원이다.
롯데쇼핑은 다른 채널들의 부진 속에 백화점 부문이 선방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2조8,8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8% 상승이다. 영업이익은 3,490억 원으로 6.4% 늘었다.
이런 실적의 배경에는 '오픈런' 열풍을 몰고 온 해외 명품이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의 4분기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9%나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입점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매출이 35.6% 늘어 본점(34%)보다 높은 매출 증가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해외 명품군 전체 매출이 38% 늘었다.
MZ세대 유입 효과도 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월 더현대 서울을 오픈하고 판교점 등 주요 점포의 영패션전문관 리뉴얼, 2030 VIP 유치를 위한 전용 VIP 라운지 '클럽YP' 론칭 등 MZ세대 공략 전략을 폈다. 그 결과 지난해 20대 고객은 전년보다 86.7%, 30대 고객은 54.2% 증가했고 2030 매출 비중도 43.4%로 높아졌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역시 지역 랜드마크가 될 정도로 MZ세대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신세계와 현대의 급성장을 지켜본 롯데백화점은 올해 명품 강화와 공간 리뉴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를 강화하고 식품관 프리미엄화 투자 등을 계획 중"이라며 "동탄점이나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점 같은 미래형 대형 점포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