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에 따라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생태계 복원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과 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오는 18일 낙동강 하굿둑 수문이 처음으로 개방된다. 강과 바다를 가로막았던 낙동강 하굿둑을 상시 개방하는 이날 기념 행사에는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석한다.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은 1987년 건설된 후 35년 만이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하굿둑은 낙동강 하구 일대 공단 개발과 식량 생산지인 김해평야 보호 등을 위해 인위적으로 물의 흐름을 막았다”면서 “하굿둑 개방으로 물의 흐름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고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개방으로 바닷물이 가장 많이 밀려 들어오는 매월 대조기 때 하굿둑 수문을 열어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인 ‘기수역(汽水域)’에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해, 낙동강 하구를 연중 자연 상태에 가깝게 만들게 된다.
하굿둑 수문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상시 개방하는 수문은 15개 수문(좌안 10문, 우안 5문) 중 1개다. 폭 47.5m인 이 수문을 바닥에서 50㎝ 정도 열어 두면 한 달에 두 번인 대조기 기간에 바닷물이 강으로 올라오고, 대조기 기간 외에는 바닷물이 올라오지 않지만 열린 수문이 물고기 등이 오갈 수 있는 ‘생태통로’ 역할을 한다.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수문을 1개만 개방하기로 한 것은 3차례 실증 실험과 4차례 시범 개방을 통해 이뤄졌다.
이와 함께 별도의 생태계 복원 사업도 진행한다. 연어나 참게 등을 풀고 재첩 등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환경부와 부산시가 범정부 차원에서 2018년부터 반복적으로 실시한 실증실험과 시범 개방 과정에서 어류를 조사한 결과 뱀장어, 숭어, 농어 등 다양한 어종이 포착되기도 했다.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측은 “기수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다양한 어종이 살 수 있고, 먹이 증가로 철새 개체수의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60여 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이 협의회는 지난 10일 낙동강 하굿둑 전망대에서 하굿둑 상시 개방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강물과 바닷물을 함께 섞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최근 심의 가결한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에는 가칭 ‘낙동강 하구포럼’을 만들어 지역 주민 생태복원과 함께 생태관광 등을 자원화해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지역 학계 등에선 하굿둑 개방을 계기로 인근 공단에 대한 생태복원, 국가하구박물관 조성, 인근 도로 수변 숲 조성 등을 추진해 낙동강 하구 주변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인 생명그물의 이준경 대표는 “낙동강 하구의 자연성 회복이라는 생태적 의미에 더해,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하구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측은 가능성을 낮지만 수문 상시 개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염분 피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