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가 불가능한 만성 질환인 당뇨병의 근본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연구 결과가 일본에서 발표됐다. 도쿄대 야마다 야스히로 교수 및 교토대, 아이치의대 연구진 등으로 이뤄진 연구팀이 특정 유전자를 발현시켜 췌장 세포에 증식 능력이 생기게 하고, 이를 이식해 당뇨병 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영국의 의학저널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게재됐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세계에서 4억 명이 당뇨에 시달리고 있고 합병증 등으로 인한 치료비가 연간 900조 원에 달하지만, 성인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는 거의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 이에 대부분 치료는 일시적으로 당의 흡수를 억제하는 약제나 인슐린 제재를 투여하는 등 대증요법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팀은 출생 전후의 췌장 세포는 성인기의 세포와 달리 활발한 자기 증식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여기엔 MYCL 유전자의 발현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사람이나 실험용 쥐의 성숙한 췌장 세포를 분리해 MYCL 유전자를 발현시켰더니, 세포의 증식 능력이 다시 생겨난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당뇨병에 걸리게 한 실험용 쥐에게 증식 능력이 생긴 췌장 세포를 이식하자,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이 거의 정상치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 췌장 세포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5년 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구메쇼엔 도쿄공업대 교수(간세포생물학)는 “인간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면서도 “이식한 세포가 종양화하지 않는지 여부 등 안전성을 검증해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