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우크라 내 미국인 당장 떠나라"... "대피 위한 군대 파견 없어"

입력
2022.02.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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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상대... 순식간에 상황 변할 수도"
"미국과 러시아 서로 쏘면 세계대전"
"러시아 침공 시 미국인 대피 어려워질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위기가 커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미국인에게 즉시 떠나라고 권고했다. 미 국무부도 우크라이나를 여행 경보 최고단계인 '여행 금지'로 상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N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 시민들은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며 “상황이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테러조직과 상대하는 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와 상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인 대피를 돕기 위해 미군을 파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럴 일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뒤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향해 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세계대전"이라고 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만큼 멍청하다면 미국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일을 하지 않을 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얘기"라고 에둘러 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인은 건드릴 수 없는 선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며 "그는 이미 그 점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도 여행 경보를 4단계인 여행 금지로 올리고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미국인에게 즉각 떠나라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을 금지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은 상업용이나 민간 운송 수단을 통해 지금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행위를 할 경우 미국 정부는 미국 시민을 대피시킬 수 없을 것이란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군사적 행동은 언제든지 경고 없이 이뤄질 수 있고, 미국 대사관의 영사 서비스 지원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날부터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와 대규모 연합훈련에 본격 돌입했다. 미국도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