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아파트 경매시장에도 냉기가 퍼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4개월 연속 하락, 13개월 만에 90%대를 기록했다. 대신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평균 응찰자는 늘었다.
1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5.2%다. 전월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지만 고점을 찍은 지난해 9월(57.8%)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낙찰가율은 100.6%에서 97.1%로 떨어지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낙찰가율이 90%대까지 내려앉은 건 2020년 12월(96.4%) 이후 처음이다. 낙찰가율 100% 미만은 입찰가가 감정가보다 낮았다는 의미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은 시장 심리를 반영한다.
지역별로는 경북의 낙찰가율(86.7%)이 전월(99.3%)보다 12.6%포인트 떨어지면서 17개 시·도 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이어 △광주(106.9%→95.3%) 11.6%포인트 △충북(101.7%→93.6%) 8.1%포인트 △경기(109.9%→103.3%) 6.6%포인트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전국 평균 응찰자는 6.1명으로 전월(5.1명)보다 늘었다. 한 차례 이상 유찰된 매물과 수도권의 6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인천은 감정가 1억, 2억 원대 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쏠리면서 낙찰가율(105.7%→109.2%)이 상승하기도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올해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경매시장은 한동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집값 상승 기대감은 꺾였지만 저가 매물 위주의 투자 수요는 남아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