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황대헌(22)에 이어 은메달을 딴 캐나다 스티븐 뒤부아(Steven Dubois) 선수의 인터뷰 내용이 화제다. 뒤부아 선수는 "황대헌을 따라갔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자리를) 잘 지켜낸 것도 실력"이라며 함께 축하하고 있다.
9일 열린 결승에서 황대헌은 9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앞 선수들을 추월해 선두로 올라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인코스로 선수들을 제쳤던 1,000m 준결승에서 석연찮게 실격 처리된 후 판정 시비가 벌어질 수 없게 완벽한 아웃코스 전략을 보여줬다.
뒤부아는 그런 황대헌을 따라가 2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손에 쥐었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뒤부아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됐다. 실수를 해 밀리면 (선수가 10명이나 됐기에) 끝이었다"며 "가장 쉽게 앞으로 가는 길을 찾았고 황대헌을 따라갔다"고 말했다. 또 "결승선까지 많이 남았는데 (황대헌이) 너무 빨리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 적도 있었으나 '뭐 어떠냐'는 생각으로 따라갔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뒤부아는 쇼트트랙 시상대에 오른 후 "생각하면 울 것 같다"며 감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를 접한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경기 보는데 뒤부아 선수가 황대헌 선수 뒤에 붙어서 가더라"며 "이게 진짜였다니", "따라갈 수 있었던 거 자체로 대단", "실력 없으면 따라가는 것도 못 하지", "솔직해서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뒤부아 선수의 은메달을 함께 축하하고 있다.
뒤부아의 수상 경력도 화제가 됐다. 2년 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사대륙 선수권 대회에서 뒤부아가 은메달을 딴 500m, 1,000m, 1,500m 경기에서 황대헌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해당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빠르게 퍼졌다. 누리꾼들은 "전략 대박이다", "(황대헌) 선수만 보고 타면 은이다 생각했을 수도", "오랜 전략이었나"라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