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체연료 신형 탄도미사일 공개… 사거리 1,450㎞

입력
2022.02.10 00:27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사거리 1,450㎞에 이른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호세인 바게리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헤이바르쉬칸'(성곽 파괴자란 뜻의 이란어)으로 명명한 이 미사일을 이란 자체 기술로 개발한 3세대 모델이라고 이날 소개했다.

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을 액체연료를 사용한 기존 미사일의 6분의 1수준으로 단축했다. 무게는 기존 모델 대비 3분의 1로 줄었다.

바게리 사령관은 "신형 탄도미사일은 기존 모델보다 정확성과 민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이 미사일은 시온주의자(이스라엘)를 비롯한 적들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이란이 탄도미사일 2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샤하브-3', '에마드', '가드르', '세즈질' 등의 사거리는 2,000㎞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란 중부 기준 사거리 2,000㎞ 안에는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전역, 적성국 이스라엘 등 중동 전체, 이집트 일부, 인도, 터키, 그리스가 들어있다.

이번 미사일 공개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중인 핵 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 협상에서 이란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2015년 서방 국가들과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개발 포기와 서방의 이란 경제재 해제를 골자로 JCPOA를 체결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뒤 경제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였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뒤 협상이 재개됐지만, 이란이 미국에 선(先)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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