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편파적 판정으로 주종목인 남자 1,000m에서 실격을 당한 뒤 황대헌이 준비했던 비밀 전략은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는 레이스를 하는 것"이었다. 황대헌은 지난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 두 명을 추월하는 깔끔한 레이스를 펼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을 당했다. 그는 "이 벽을 계속 두드려 돌파하겠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대비책이 있느냐'는 질문엔 "비밀이다. 여기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말할 수 없다"고 해 궁금증을 남겼다.
9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경기가 열린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 황대헌이 들고 나온 것은 압도적인 격차의 역주였다. 그는 경기 준준결선과 준결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뒤 결선에서도 압도적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1,000m 경기도 깔끔한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다. 깔끔한 경기 중에 가장 깔끔하게 경기를 하는 것을 전략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제게 손을 못 대게 하는 게 전략이었다. (1,000m 경기도) 깨끗하게 했지만, (결국에는) 깨끗하지 못했으니 그런 판정을 받았을 거다. 그래서 더 깔끔하게 아무도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안 좋은 상황 속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높은 자리에 오르게 돼 영광스럽다. 너무나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든든하고 따뜻해 힘을 냈던 것 같다"며 "동생에게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을 봤는데 따뜻한 말이 정말 많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