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바로 보기 | 6부작 | 15세 이상
테리(윌 아넷)는 살인사건 수사 전문 형사다. 15년 전 동료 형사가 살해된 이후 삶은 엉망이 됐다. 경찰서장인 아내와는 별거 중이고, 이혼 직전이다. 경찰서에서 먹고 자는 테리는 수사에만 전념한다. 경찰서장은 그런 그에게 수습 형사를 붙여준다. 예정돼 있었던 것처럼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테리와 수습 형사는 현장으로 뛰어든다.
도입부에 대한 설명만으로는 영화 ‘양들의 침묵’(1991)과 엇비슷한 이야기로 여겨진다. 음산한 기운이 넘쳐날 듯하다. 제목부터가 ‘살인 마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머더빌’은 웃음기가 화면을 지배한다.
수습 형사는 회마다 바뀐다. 유명인이 초대 손님으로 나와 수사에 임한다. 1회에는 유명 코미디언이자 방송 진행자인 코난 오브라이언이 등장한다. 스타 미식축구 선수였던 마숀 린치(2회), 한국계 미국 배우 켄 정(6회), 파키스탄계 배우 쿠마일 난지아니(3회), 영화 ‘원초적 본능’(1992)으로 유명한 배우 샤론 스톤(5회) 등이 출연한다.
수습 형사들은 테리와 함께 사건 현장을 조사한다. 용의자들을 만나 질문을 던지고 단서를 조합한다. 결말부에 가선 수습 형사가 용의자 셋 중 한 명을 살인자로 지목한다. 테리는 목에 힘을 주고 수습 형사에게 이런저런 가르침을 준다. 딱히 도움이 안 되는 듯한데 되짚어 보면 사건 단서가 담겨 있다. 이야기 형식은 단순하나 초대손님이 변화를 준다.
테리는 살인사건 수사 전문 형사답지 않게 경박하다. 쉼 없이 말을 쏟아낸다. 수습 형사 음식에 매운 소스를 듬뿍 뿌려 괴롭히기도 한다. 수습 형사를 용의자 집에 잠입시키면서 이어폰으로 지시를 내리곤 하는데, 내용이 우스꽝스럽다. 수습 형사가 용의자에게 성을 ‘쉿 왜건(Shit Wagon)’으로 소개하게 하는 식이다. 테리와 함께 하는 수사는 소동극에 가깝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사건 실마리가 있다. 용의자의 언행과 주변 물건 등을 통해 추리가 가능하도록 극을 제법 정교하게 구성했다.
수습 형사로 초대된 유명인들은 극 전개를 전혀 모른다. 촬영장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야 한다. 테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헛소리를 할 때, 시체가 기괴한 모습(때로는 시체를 연기하는 배우가 슬쩍 웃기도 한다)으로 놓여 있을 때 유명인들은 웃음을 참아내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유명인들은 여러 단서를 바탕으로 용의자들 중 범인을 찾아낸다. 유명인들의 재치가 두드러지는 즉흥극인 셈이다. 코미디언이거나 코믹 연기에 정통한 배우들을 주로 초대 손님으로 부른 이유를 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