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시가 가을철 불청객인 '노란 악취', '악취지뢰'의 주범으로 지목된 은행나무 암나무 교체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암나무가 맺는 열매는 가을이면 인도에 떨어져 심한 악취를 풍기는 것은 물론, 보행에 방해가 돼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
9일 구리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은행나무 2,049그루 중 암나무 683그루를 제거하는 ‘악취 없는 가로수길 조성사업’을 벌인다. 1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이달 현황을 조사한 뒤 4~6월 사이 제거작업에 나선다. 사업 대상은 은행 암나무 악취 민원이 잦았던 아차산로와 장자호수길, 경춘로, 건원대로 등 시내 13곳의 가로수길이다.
시는 암나무를 제거한 자리에 유전자 검사를 거쳐 수나무로 확인된 은행나무로 바꿔 심을 계획이다. 수나무는 열매가 열리지 않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반복돼온 악취 민원을 해소하는 동시에 보행로 개선 효과도 더해질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뽑은 암나무는 다른 곳에 식재하거나 재활센터 등에 맡겨 목공예 등 목재로 재활용하기로 했다.
앞서 구리시는 지난해 아차산로에 심어진 느티나무 50그루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이팝나무를 심었다. 느티나무는 가로수로 설치됐으나, 수령이 오래되면서 크기가 너무 커 시민 보행에 지장을 줬다.
안승남 시장은 “단계적으로 은행나무 가로수를 정비해 깨끗하고 악취 없는 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시민들이 걷고 싶어 하는 도시숲길 조성에 행정력을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